난 탈모에 대해 관심이 좀 있는 30대 남자..
할아버지가 대머리셨고, 아버지는 8남매 중에 유일하게 대머리 진행중... ㅠㅠ
그리고 나는 어렸을 때부터 머리숱이 적고 머리카락이 가늘어서 탈모가 올 확률이 매우 높을 걸로 생각됨...
나같은 사람이 분명 독자들 중에 있을 거라는 가정하에
운동다니는 도장에서 만난 피부과 의사분이 탈모에 대해 이것저것 알려주신 걸 풀어볼까 함
참고로 나에게 이걸 알려주신 의사분은 피부과 의사임에도 탈모가 진행중이었음...
피부과나 성형외과 의사는 '말끔한 외모'가 제일 중요하기 때문에 이 분은 이것 때문에 진짜 미칠듯이 괴로워했음.
그래서 탈모진행을 어떻게든 멈춰보려고 전 세계 논문을 뒤집어 엎었(다고 했)으며
'대한민국 40대 의사 중에 나보다 탈모에 대해 자세히 공부한 사람은 없을 거다'라고 했음....
결론부터 말하면
'탈모는 운명이다. 원인도 모르고 치료법은 더더욱 알 수 없다.'
'다만 어떤 방법으로 진행을 늦출 수 있을지도 모른다.'
↑ 왜 이런 불확실한 말로 설명했느냐 하면
현재까지 탈모의 원인은 아무것도 밝혀진 게 없기 때문이야.
탈모의 원인을 밝히려면
사람 하나의 식습관이나 호르몬 분비, 생활패턴 등을 아주 샅샅이 수십년을, 그것도 최소 몇백명은 해야 할 텐데...
그게 지금까지 안 됐으니 이런저런 추측만 할 뿐이래.
일반적으로 알려진 탈모의 원인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1. 남성 호르몬
'고자는 탈모가 되지 않는다' ,'여성은 탈모가 거의 없다'라는 통계적 사실 때문에 '남성 호르몬이 탈모에 영향을 준다'라고 세워진 가설일 뿐,
남성 호르몬이 탈모에 영향을 준다는 그 어떤 과학적 근거도 찾을 수 없대.
정말 남성 호르몬이 탈모에 영향을 준다면
남성 호르몬이 넘쳐나는 20~30대에는 탈모비율이 높아야 정상이고
남성 호르몬이 팍 줄어들어서 아저씨가 아줌마화되는 50대에 탈모비율이 높을 리가 없고
그리고 남성호르몬이 팍팍 넘치는 남자운동선수들은 노년에도 탈모비율이 적을 리가 없으며
남성호르몬 주사를 맞는 여자 보디빌더들은 탈모비율이 일반여성과 같을 리가 없다는 거지.
남성호르몬은 무관계라는 게 당시 학계의 주류라고 했음(2009년)
2. 유전자
호르몬 설이 힘이 빠지자 다음으로 힘을 얻은 게 유전자 설인데, 이마저도 반박가능한 사례가 너무 많대.미국에서 이에 대한 논문을 쓰기 위해 일란성 쌍둥이만을 찾아서 탈모를 조사했는데
일란성 쌍둥이마저도 형탈모 동생풍성, 형풍성 동생탈모
이런 케이스가 너무 많아서 논문으로 쓸 결과가 도저히 나오지 못했다고 하더라.
(어느 정도였는지는 기억이 자세히 나지 않지만 30%가 넘었던 건 확실함)
실제로 한국에서도 쌍둥이 중 한명이 '우리 형(동생)은 나랑 쌍둥이인데 왜 저만 탈모죠?'라는 상담이 의외로 많이 온다고 하더라.
유전적으로 완전히 동일한 일란성 쌍둥이마저 저러니... 유전자 탓도 아닐 확률이 매우 높고.....
3. 스트레스
스트레스를 받으면 머리가 빠지는 게 있지만, 그건 탈모와는 관계가 크게 없다고 하더라원래 사람은 극도의 긴장상태가 되면 맥박이 빨라지고 호흡이 가빠지면서 체온이 미미하게 상승하는데,
이 체온을 정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 모공이 미세하게 확장되고(열을 배출하기 위해), 이로 인해 털이 빠지는 효과는 나타날 수 있지만.
항시 스트레스 상태가 유지되지 않는 이상은 그 모공은 다시 닫히고, 털도 다시 정상적으로 돋아난다.
무엇보다 '스트레스'라는 것은 객관적으로 측정될 수 없는 수치이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진짜로 탈모의 원인이라고 치더라도, 그걸 객관적으로 데이터화시키고 해결책을 찾으려면 시간이 엄청나게 걸릴 것이라고....
4. 흡연
'담배 피면 대머리 된다'라는 말은 많이 들었겠지만, 이마저도 정확히 검증된 사실이 아니래.담배피는 사람에 대해서는 거의 신경질적으로 반응하고,
담배의 해로움에 대한 논문이 한 해에도 수백개씩 쏟아지는 미국에서조차도 탈모와 흡연의 관계를 입증하지 못했음.
다만, 담배에 포함된 유해물질들이 털을 재생시키는 능력(전문용어가 있었는데 까먹음 ㅜㅜ)을 저하시킬 수는 있음.
또, 모든 흡연자의 공통점인 '산소부족'이 모공이나 털에 좋을 리가 없기 때문에
'흡연이 탈모를 촉진시킨다'고 짐작할 수 있을 뿐....
5. 음식
입증 불가능....수백에서 수천명이 먹는 음식을 몇십년간 체계화해서 데이터화시킨 후에 분석을 해야 하는데.
이건 돈과 인력, 시간도 너무너무 잡아먹는 데다가
결과조차도 확실치 않기 때문에 그 돈 많은 미국에서도 시작조차 못하고 있는 프로젝트
현재 '~~가 탈모예방에 효과가 있다'라고 하는 건 100% 구라로 보면 된다고 하더라.
(음식의 효능에 대해 언론에서 말하는 건 절대 믿을 게 못된다고 함)
(완전 구라는 아니고 어느 정도 통계적인 추측이긴 하지만, 이걸 얘기하면 글이 너무 길어지므로 패스)
탈모 - 대체 원인이 무엇인가 |
여기까지는 원인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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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의사형님이 탈모에 대해 거의 10년 넘게 자료분석을 했지만 명확한 답이 없는 것을 알고 낙담할 뻔했는데......
실험군과 대조군의 차이가 1%라도 보인 방법은 모조리 정리해서 그 방법을 종합해서 쓰고는 효과를 꽤 봤더라고....
쉬운 말로 설명하자면,
A는 하루에 한 번 머리를 감았고, B는 이틀에 한 번 머리를 감았을 때
A는 50%의 확률로 탈모가 왔고, B는 40%의 확률로 탈모가 왔다
그럼 난 이틀에 한 번 머리 감아야징♡
C는 머리를 감을 때 노래를 불렀고, D는 머리를 감을 때 조용히 했다.
C는 50%의 확률로 탈모가 왔고, D는 60%의 확률로 탈모가 왔다.
그럼 난 이틀에 한 번 머리 감으면서 노래 불러야징♡
요런 식으로 말이지....
통계나 실험에서 단 1%라도 탈모율이 낮은 방법들만을 이것저것 짜집기해서 사용한 방법들을 종합하면
머리에 이물질이나 먼지를 최소화하고
두피는 중성, 모발은 약산성을 유지
정전기를 방지하기 위해 아주 약간의 습도가 있으면 좋다.(정전기는 먼지를 붙기 쉽게 만들기 때문)
베개는 항상 깨끗하고 건조하게 유지.
1. 비싼 샴푸, 탈모방지 샴푸는 무의미하다.
실제로 머리에 붙은 이물질이나 먼지들은 처음에 물기를 주기 위해 머리를 적시는 과정에서 약 80%가 씻겨져 나간다.남은 20%를 씻어내는 데 비싼 샴푸나 탈모방지 샴푸가 필요할 이유는 전혀 없다.
비누로 감으나 샴푸로 감으나 이물질은 거의 다 씻겨져 나간다.
오히려 No-poo족(샴푸를 안 쓰는 사람들)들이 미묘하게 탈모율이 더 낮았다.
다만, 비누의 알칼리성이 샴푸보다 더 강하기 때문에 두피를 위해서는 가급적 비누보다는 샴푸를 쓰자.
2. 린스는 정전기 방지 기능이 좋은 린스를 쓰자.
화학약품을 바르는 것이 머리에 안 좋을 것 같지만, 오히려 린스는 탈모방지에 좋다.린스 자체가 좋은 것보다는, 두발을 약산성으로 만들어 주고+습도를 오랜 시간 유지시켜 주기 때문에 좋다.
다만 주의점은, 두피에는 최대한 린스가 닿지 않도록 하고, 모발에 묻은 린스는 아주 철저히 헹궈줘야 한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린스 = 향기라는 공식 때문에 사람들이 향기에만 관심을 두고,
기업도 이에 맞춰 향기 좋은 린스만을 만들기 때문에 정전기 방지 린스는 의외로 찾기 힘들다.
국산 정전기 방지 린스는 내가 알기로 딱 하나뿐이며,
그 의사쌤은 국산 못 믿겠다면서 미국 사이트에서 사서 쓰고 있었다.
그렇다고 향기 좋은 린스가 안 좋다는 이야기는 아님.... 정전기 방지 기능이 좀 약할 뿐....
3. 담배 끊자....
위에 흡연과 탈모가 관계없다고는 했지만.... 흡연의 최대 문제는 '중독'이다.흡연 자체가 미치는 영향은 탈모에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지 않을지 몰라도,
간접적으로 끼치는 영향은 입증되어 있고,
이 간접적인 영향이 담배의 중독성으로 인해 계속 축적된다면 안 좋을 확률이 매우 높다.
4. 따뜻한 물로 족욕
한의학에서 몸을 건강하게 하는 기본이 '두한족열'이라고 하지. 머리는 차게. 발은 뜨겁게...그 의사쌤도 양학을 배운지라 믿진 않았지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저것도 해봤다고 하더라고.
근데, 하루에 15분식 따뜻한 물로 족욕을 하고부터는 잠도 잘 오고, 탈모진행도 눈에 띄게 줄었다고 하시더라...
실제 연구에서도 족욕이 탈모진행을 늦추는데 제일 효과가 좋았다고도 하고...(원인은 모름)
5. 기름진 음식은 가급적 적게
우리 몸에서 면적당 땀구멍이 제일 많은 부위가 두피임.기름진 걸 많이 먹으면 분비물의 성분에 변화가 생기고, 이걸 직접적으로 가장 오랫동안 접하고 있는 피부가 두피인데.
이게 두피에 좋을 리가 없음.
이걸 방지하는 제일 좋은 방법은 머리를 스킨헤드로 밀고 하루에 세네번씩 두피를 물티슈로 밀어주는 거라던데.....
가능할 리 없지? -ㅅ-;;;
그러니 기름진 걸 최대한 적게 먹어서 분비물을 줄이는 게 최상임.
6. 아침에 출근할 때 베개를 햇볕에 놓고 가자
사람의 몸에 붙는 의복류 중에 제일 더러운 부위가 소매고, 그 다음이 베개임.소매는 매일 세탁이라도 하지만, 베개는 보통 1달은 그냥 쓰고, 어두운 곳에 있으며, 습하기 때문에
각종 진드기나 세균들이 드글드글하게 번식하기 최적의 환경임.
이걸 방지하기 위해 출근하기 전에 햇빛 드는 곳에 베개를 놓고 가라고 함.
30분만 햇빛을 쬐여 줘도 거의 대부분의 진드기나 세균이 죽는다고 함.
결론.
탈모는 원인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고,
원인을 밝히기 위한 제일 첫 단계인 가설조차도 세우지 못하고 있는 걸음마조차 시작못한 미지의 영역이다.
걍 포기해 ㅅㅂ ㅠㅠ
PS. 최근에 머리 너무 많이 빠져서 위에 적힌 방법 중 족욕하고 린스만 하고 있는데, 효과가 눈에 보임......
예전에는 아침에 배게 보면 한숨이 나왔지만, 요즘은 아주 살짝 미소가 나온다.....
추가. 내가 저 이야기를 들은 게 2009년~2010년이니 요즘 어떤 연구결과가 나왔고, 어떤 변화가 있는지는 자세히 모름.. 그 점은 양해 부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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