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본 내용은 가상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재구성된 픽션이며, 실제 기업, 인물, 사건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모든 등장인물과 내용은 허구임을 밝힙니다.
(소설) 평범했던 나의 직장, 그곳에 여우와 늑대가 나타났을 때
나는 부산의 한 조선 기자재 회사, (주)스타크에서 평범하게 일하는 직원이었습니다. 한때는 대통령까지 왔다 갈 정도로 잘나갔던 회사였죠. 하지만 몇 년 전부터 창업자 회장님의 무리한 사업과 조선업 불황이 겹치면서 회사는 조금씩 기울기 시작했습니다. 다들 고생이 많았지만 그래도 내 직장이라는 생각으로 버텼습니다.
2023년은 참 이상한 해였습니다. 회사가 그렇게 어렵다고만 들었는데, 갑자기 뉴스에서는 우리 스타크가 100억 넘는 순이익을 냈다는 겁니다. 다들 어리둥절했죠. 속으로 '우리가 언제 이렇게 돈을 잘 벌었지?' 싶었습니다. 나중에야 알았지만, 사실은 우리 공장 건물을 크게 팔아서 생긴 돈이었습니다. 본업으로 번 돈은 아니었던 거죠.
그 무렵, 회사에는 손xx라는 분이 나타났습니다. 처음에는 '새 주인이 왔다더라', '과거에 좀 복잡한 일이 많았던 사람이라더라' 하는 소문만 무성했죠. 그는 우리 회사에 공식적으로 어떤 직책을 맡지는 않았지만, 어쩐지 그분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무게가 실리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러다 2024년 여름, 또 다른 인물이 등장합니다. 바로 오xx 대표이사입니다. 그는 당시 망해가던 '투투코리아'라는 게임 회사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었습니다. 그 회사가 갑자기 우리 스타크와 연관되기 시작하더니, '투투코리아'라는 이름마저 '스타크링크'로 바꾸고, 심지어 오xx 대표는 우리 스타크의 대표이사까지 겸하게 됩니다. 손xx 사장님은 '스타크링크'의 사외이사로 이름을 올렸죠. 그때부터 뭔가 거대한 물밑 작업이 시작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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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와 늑대가 만났을때 |
우리는 그저 묵묵히 일을 했지만, 회사 밖에서는 정말 복잡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스타크링크'의 돈 60억 원이 오xx 대표님의 '비밀 금고(리스타투투자조합 제2호)'로 갔다가, 그 금고가 우리 스타크 주식을 사고, 다시 금고가 해산되면서 그 주식은 우리 스타크링크로 되돌아오는 이상한 자금 흐름을 보였습니다. 빚을 빚으로 갚고, 돈 대신 주식을 주고받는 '돌려막기'가 계속되었죠.
그렇게 복잡하게 돈이 오간 끝에, 우리 스타크는 결국 2024년 10월, '스타크링크'에 공식적으로 합병되었습니다. 우리 회사의 이름은 사라지고, '스타크링크'의 '스타크 사업부'가 된 거죠. 다들 이제 한식구가 되었으니 본업에 집중하겠거니 했습니다.
하지만 혼란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합병이 완료된 지 얼마 안 되어, '스타크링크'가 우리 스타크지분 100%를 가졌다는 공시가 사실은 49.01%에 불과했다는 정정 공시가 나왔습니다. 다들 '아니, 그러면 합병은 어떻게 된 거지?' 하는 의문이 가득했지만, 그 누구도 속 시원히 답해주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 뒤로도 회사 안팎은 계속 시끄러웠습니다.
- '스타크링크'는 '투자주의환기종목'으로 지정되고, 심지어 '불성실공시법인'이라는 불명예스러운 꼬리표까지 달게 되었습니다. '제3자 유상증자 대금을 부당하게 사용했다'는 이유였는데, 우리가 알기로는 10억 원짜리 유상증자에 참여했던 개인에게 돈을 빌려줬다가 금방 다시 돌려받았다는 이야기도 들렸습니다.
- 가장 믿을 만하다고 생각했던 감사보고서에서도 '계속기업 관련 중요한 불확실성'이라는 문구가 붙었습니다. '회사가 앞으로 계속 사업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는 뜻이라니, 등골이 오싹했죠.
- 2024년 연말 감사보고서는 100억 원이 넘는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고, 결국 우리 회사는 10주가 1주로 합쳐지는 '10대1 감자'라는 극단적인 조치를 시행했습니다. 내 주식도 10분의 1로 줄어들었죠.
- 그러다 35억 원 규모의 빚을 빌렸던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이 담보권을 행사해 우리 회사의 최대주주가 되었다는 공시가 났습니다. 그런데 불과 한 달도 안 되어 그 저축은행이 다시 0% 지분으로 떨어져 나갔다는 공시가 또 나왔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35억 원짜리 빚을 우리 회사가 새로운 빚(단기차입금)을 내서 다시 갚았다는군요.
- 그 와중에도 손xx 사장님은 사외이사에서 사내이사로 자리를 옮기셨습니다. 이제 회사의 모든 실무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미겠죠.
- 최근에는 한국거래소에서 '현저한 시황변동'이 있었다며 왜 그런지 해명하라는 요구까지 받았습니다. 회사는 '감자' 같은 재무구조 개선을 검토 중이라고 답했죠.
- 그리고 지난 3월, 미국 회사와 24억 원짜리 선실 기자재 납품 계약을 따냈다는 소식도 들렸습니다. 우리 스타코가 오랜만에 따낸 큰 계약이니 다들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 하지만 그와 동시에, 오는 6월 27일에는 또다시 임시주주총회가 열린다고 합니다. 이번에는 사업 목적을 '재생에너지, 수소, 이차전지' 등으로 또다시 대폭 변경하겠다는군요. 겨우 조선업에 적응하나 싶었는데, 또다시 새로운 사업이라니요.
나는 오늘도 이 복잡한 회사에서 덤덤하게 내 일을 하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고 재무를 개선하려는 듯하지만, 그 뒤에서는 누가 누구의 돈을 빼돌리고, 누가 누구의 빚을 대신 갚아주며, 누가 누구의 자산을 이용하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복잡한 일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내 직장인 스타크링크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이제는 그저 지켜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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