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19일 - 콜마그룹의 건강기능식품 계열사 콜마비앤에이치를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오너 일가 내 '부자(父子) 소송'이라는 극단적인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장기간의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에 대한 책임론으로 시작된 이번 사태는, 단순한 자회사 경영 개입을 넘어 그룹 전체의 지배구조와 승계 구도를 뒤흔드는 태풍의 눈이 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5월, 그룹의 지주사인 콜마홀딩스를 이끄는 윤상현 부회장(장남)이 동생 윤여원 대표가 이끄는 콜마비앤에이치의 이사회 개편을 요구하며 법원에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하면서부터다. 윤 부회장 측은 콜마비앤에이치가 2020년 영업이익 1092억 원을 정점으로 4년 연속 실적이 급감하고, 주가가 고점 대비 80% 이상 폭락한 상황에서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는 '주주가치 제고'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이에 윤여원 대표 측이 "부당한 경영 간섭"이라며 반발하자, 창업주인 윤동한 회장이 직접 나섰다. 윤 회장은 "아들과 딸에게 각각의 영역을 맡기기로 한 것은 과거의 합의"라며 딸의 경영권을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급기야 6월 18일, 윤 회장은 과거 아들에게 증여했던 콜마홀딩스 주식을 돌려달라는 '주식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하며 아들의 그룹 지배력에 정면으로 맞섰다. "합의를 깬 아들에게 증여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부친의 입장이지만, 콜마홀딩스 측은 "조건 없는 증여였다"고 반박하며 갈등은 진실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
이러한 오너가의 전면전은 수년간 누적된 주주들의 불만이 임계점에 다다른 결과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콜마비앤에이치 온라인 토론방에서는 수년 전부터 윤여원 대표의 경영 능력에 대한 비판과 함께, 실적과 반대로 치솟는 고액 연봉, 불투명한 자사주 매입 방식, 소통 부재 등에 대한 성토가 이어져 왔다. 특히 경쟁사인 노바렉스 등이 실적과 주가 면에서 고공행진을 하는 동안 콜마비앤에이치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서 1년도 안 돼 편출되고,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이 예고되는 등 악재가 겹치며 주주들의 인내심은 바닥을 드러냈다.
![]() |
유례가 드문 증여주식 반환 소송 |
한 업계 관계자는 "결국 이번 사태는 실적이라는 경영의 기본 원칙과 오너십이라는 특수성이 충돌한 사건"이라며 "법원의 판단과 향후 주주총회 표 대결의 향방에 따라 콜마그룹 전체의 미래가 결정될 중대한 변곡점에 서 있다"고 평가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