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매의 난'에서 '부자 소송'으로…콜마家 분쟁 격화

'부자 소송'에서 '검사인 선임'까지… 한 치 앞을 모르는 경영권 분쟁, 그 향방은?

[2025년 7월 22일] K뷰티 신화의 주역 콜마그룹이 창업 35년 만에 가장 큰 위기에 봉착했다. 그룹의 지배구조를 둘러싼 오너 일가의 갈등이 단순한 '남매의 난'을 넘어, 아버지가 아들을 법정에 세우고, 다시 아버지가 아들의 회사를 조사해달라고 요청하는 전대미문의 '부자(父子) 전쟁'으로 비화했다. 시장은 연일 터져 나오는 막장 드라마 같은 소식에 요동치고 있으며, 주주들의 혼란은 극에 달하고 있다.

사태의 핵심에는 건강기능식품 계열사 콜마비앤에이치(이하 콜마BNH)의 장기간에 걸친 실적 부진이 자리 잡고 있다. 2020년 1000억 원을 상회하던 영업이익이 2024년 246억 원으로 4분의 1 토막 나고, 주가가 7만 원대에서 1만 원대로 추락하는 동안, 윤여원 대표의 연봉은 오히려 80% 이상 급증했다. 수년간 온라인 토론방을 중심으로 들끓었던 주주들의 불만은 결국 그룹의 후계자인 장남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이 칼을 빼 드는 명분이 됐다.

콜마비앤에이치 주봉 챠트 (2025-07-22)
콜마비앤에이치 주봉 챠트 (2025-07-22)

콜마홀딩스 주봉 챠트 (2025-07-22)

지난 5월, 윤 부회장은 "주주가치 제고"를 외치며 실적이 부진한 동생의 회사에 대한 이사회 개편을 요구했다. 시장은 '오너 리스크 해소'라는 기대감에 환호하며 지주사인 콜마홀딩스 주가를 폭등시켰다.

하지만 이 '개혁'은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났다. 창업주인 아버지 윤동한 회장이 "딸의 독립 경영은 3자 간의 약속"이라며 딸의 편에 서서, 아들에게 증여했던 지주사 주식을 돌려달라는 '주식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최근 법원이 이 소송의 본안 판결 전까지 아들이 해당 주식을 처분하지 못하도록 '처분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아버지의 '역습'은 현실이 됐다.

여기에 윤 회장은 7월 21일, 아들이 이끄는 콜마홀딩스의 경영 방식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며 법원에 '검사인 선임'을 신청하는 초강수를 뒀다. 아들의 BNH 경영 개입 시도가 지주사 이사회의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독단적 행위'이자 '위법'이라는 주장이다. 이는 '무능한 동생을 바로잡으려는 오빠'의 구도를 '지주회사를 사유화하려는 아들과 이를 막으려는 창업주'의 구도로 뒤바꾸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이에 맞서는 윤여원 대표 측 역시 "2024년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며, "오히려 지주사가 신사업 투자를 원천 봉쇄해왔다"고 반박하며 실적 부진의 책임을 돌리는 등 한 치의 양보 없는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이제 시장의 모든 시선은 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이르면 이달 말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임시주주총회 소집 허가' 여부와 새롭게 제기된 '검사인 선임' 신청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이번 분쟁의 향방을 가를 결정적인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한때 K뷰티 신화를 이끌었던 콜마그룹이 소모적인 집안싸움의 오명을 벗고 주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관련뉴스

댓글 없음: